한국에서 미국 지수를 사면 왜 값이 벌어지는가
위 표의 숫자는 배경을 모르면 잘못 읽기 쉽습니다. 특히 마이너스로 나온 값을 "그만큼 싸다"로 읽으면 틀립니다. 왜 그런지, 이 값으로 무엇을 알 수 있고 무엇은 알 수 없는지 아래에 적습니다.
1. 시차라는 문제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에 열어 오후 3시 30분에 닫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우리 시간으로 밤 11시 30분에 열어 다음 날 새벽 6시에 닫습니다. 두 시장은 하루 중 단 1분도 겹치지 않습니다.
여기서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TIGER 미국S&P500이라는 상품은 미국 기업 500곳의 주식을 담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이 그 상품을 사고파는 낮 시간에는 담겨 있는 미국 주식들이 전부 멈춰 있습니다. 가격이 정해질 근거가 그 순간에는 없는 셈입니다.
그런데도 값은 움직입니다. 사람들이 "오늘 밤 미국이 오를 것 같다"고 생각하면 미리 비싸게 사고, 불안하면 싸게 던집니다. 그 결과 상품의 값은 내용물의 값이 아니라 내용물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짐작을 따라 움직입니다. 이 짐작이 실제와 벌어지는 폭이 이 화면이 재는 값입니다.
일본·중국·인도는 사정이 다릅니다. 도쿄와 상해는 한국 장과 거의 같은 시간에 열려 있어 내용물이 실시간으로 함께 움직입니다. 그래서 표의 열 이름이 미국은 '밤사이', 아시아는 '그사이'로 갈려 있습니다. 같은 계산이지만 재는 구간의 성격이 다릅니다.
그러면 '지금 미국이 어디쯤인지'는 어떻게 아나요. 미국 지수 자체(S&P 500 · 나스닥 100)는 미국 마감값에 멈춰 있습니다. 우리가 볼 때는 닫혀 있으니 당연합니다.
그래서 지수선물을 씁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E-mini 선물(ES·NQ)은 거의 24시간 돌기 때문에, 한국 장중에도 미국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알려 줍니다. 화면 맨 위 띠에 'S&P500 선물'·'나스닥100 선물'이라고 적혀 있는 것이 그 값입니다.
지수를 그대로 쓰면 '밤사이'가 늘 0이 됩니다. 그러면 서학프리미엄이 괴리율과 같은 값이 되어, 이 화면이 하려는 일이 사라집니다.
선물은 지수와 값이 똑같지는 않습니다. 배당과 금리가 반영된 만큼 차이(베이시스)가 있어 뉴스에서 보는 지수 숫자와 몇 포인트 다릅니다. 다만 움직인 폭은 거의 같이 가고, 우리가 쓰는 것은 그 폭입니다. 흐름을 보는 차트는 반대로 지수를 그립니다.
아시아는 선물을 쓰지 않습니다. 한국 장과 시간이 겹쳐 현물 지수가 그대로 움직이므로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2. 환율이 절반을 차지합니다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한국에 상장된 미국 ETF를 원화로 사면 미국 주가와 원/달러 환율 두 가지를 동시에 사는 것입니다. 환헤지(이름 뒤에 H가 붙은 상품)가 아니라면 예외 없이 그렇습니다.
더하지 않고 곱하는 이유는 두 변화가 순서대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먼저 0.38% 오른 값에 환율 변화가 다시 적용됩니다. 값이 작을 때는 더하기와 큰 차이가 없지만, 주가와 환율이 같이 크게 움직인 날에는 눈에 보일 만큼 벌어집니다.
그래서 환헤지 상품과 아닌 상품을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환헤지 상품의 '밤사이'는 환율 몫을 뺀 지수만으로 계산합니다. 표에서 두 종류가 나란히 있을 때, 서학프 값이 다르다고 해서 한쪽이 더 비싸다는 뜻이 아닙니다. 애초에 다른 것을 재고 있습니다.
3. 이 화면이 실제로 쓸모 있는 곳
같은 지수를 담은 상품끼리의 비교입니다. TIGER·KODEX·ACE· RISE 미국S&P500은 담고 있는 것이 사실상 같습니다. 그런데 같은 순간에 값이 다릅니다. 표는 그 넷을 한 줄씩 세로로 놓고 서학프가 낮은 순으로 정렬합니다.
이 비교는 NAV 날짜 문제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네 상품 모두 같은 방식으로 어긋나 있어서, 어긋난 몫이 서로 상쇄되기 때문입니다. 절대값은 못 믿어도 줄 세운 순서는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렬을 이렇게 두었습니다.
4. 자주 하는 오해
"서학프가 −1.06%니까 제값보다 1.06% 싸게 살 수 있구나. 그만큼 이득이다."
"이 −1.06% 안에는 NAV 날짜가 어긋나서 생긴 몫이 섞여 있다. 같은 지수의 다른 상품이 −1.00%니까, 이 상품이 그것보다는 조금 더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정도로만 읽자."
또 하나. 값이 벌어졌다고 해서 그것이 좁혀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프리미엄이 붙은 채로 몇 주씩 유지되기도 하고, 좁혀지는 대신 더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 화면은 지금 벌어진 폭을 잴 뿐,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5. 값의 한계 — 지금 정확하지 않은 부분
순자산가치(NAV)가 시세보다 하루 이른 값입니다. 운용사가 NAV를 하루에 한 번 공시하는데,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자료에는 그 값이 어느 날 기준인지가 명확히 붙어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괴리에는 그 하루 사이의 등락이 통째로 섞여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계산한 −1.17%는 운용사 공시 괴리율 +0.24%에 그날 등락 −1.41%를 더한 값이었습니다. 다루는 17종목 전부에서 같은 양상이 확인됐습니다.
화면 위쪽에 이 사실을 띠로 알리고 있습니다. 감추면 이용자가 값을 곧이곧대로 믿게 되므로, 눈에 띄는 자리에 적어 둡니다. 거래소에서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를 정식으로 받으면 이 문제는 사라집니다. 그 절차를 밟는 중입니다.
그 밖에 지수의 지금 값을 구할 수 없는 종목 — 필라델피아 반도체, 항셍 테크, 미국 배당 다우존스 — 은 '밤사이'를 계산할 수 없어 서학프를 '-'로 비워 둡니다. 대신 괴리만 보여줍니다. 모르는 값을 0으로 채우면 그 줄만 조용히 틀리기 때문입니다.
6. 값이 어디서 왔는가
| 무엇 | 어디서 | 기준 |
|---|---|---|
| 국내 ETF 시세·NAV·보수 | 네이버 금융 | 장중 갱신 / NAV는 하루 한 번 |
| 미국 지수 | 야후 파이낸스 | E-mini 선물 (ES·NQ) |
| 일본·중국 지수 | 네이버 금융 | 15분 지연 |
| 인도 지수 | 야후 파이낸스 | Nifty 50 |
| 환율 | 네이버 금융 | 하나은행 고시 매매기준율 |
국내 이용자가 그 자리에서 대조할 수 있는 값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우리가 계산한 값이 네이버와 다르면 네이버가 아니라 우리가 틀린 것으로 봅니다. 계산식은 한 곳에만 두고 그 식에 검사를 붙여 두어, 값이 조용히 바뀌는 일이 없게 했습니다.